바이패스에 숫자를 붙인 것. 전체 추출수 중 베드를 통과하지 않은 물의 비율입니다. 필터 옆으로 흘러내린 물이나, 다 내린 잔에 그대로 부은 물처럼 슬러리에 한 번도 닿지 않은 물이죠. 바이패스 0 %면 모든 물방울이 원두와 만납니다. 바이패스 30 %면 물의 30 %가 그냥 뜨거운 물로 잔에 도착해 나머지를 묽게 만듭니다.
두 번째 숫자가 중요한 이유
보통 레시피는 비율을 하나만 알려줍니다. 원두 대 물. 1:16이면 원두 15 g에 물 240 g입니다. 하지만 잔의 농도는 그 물 중 얼마가 실제로 커피를 추출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 1:16, 바이패스 없음 → 1:16 추출의 맛이 납니다.
- 1:16, 바이패스 20 % → 같은 원두, 같은 물을 썼는데도 1:20 추출에 가까운 맛이 납니다.
테츠 카스야의 4:6 방식과 헷갈리지 마세요. 4:6도 물을 나누지만 이유가 다릅니다. 거기서는 뒤쪽 60 %를 몇 번에 나눠 붓느냐로 농도를 정하는 것이지, 물이 베드를 건너뛰는 게 아닙니다. 둘 다 원두 양을 건드리지 않고 농도를 움직이는 방법이지만, 4:6은 추출을 바꿔서, 바이패스는 희석해서 그렇게 합니다.
내 바이패스를 가늠하는 법
실험실 장비 없이 바이패스를 직접 잴 수는 없지만, 잔에서 거꾸로 읽을 수는 있습니다. 같은 레시피를 두 가지로 내려 보세요. 중앙을 정성껏 겨냥한 푸어오버 하나, 벽을 때리는 엉성한 푸어오버 하나. 같은 원두, 같은 물, 같은 시간. 엉성한 쪽이 묽게 나오고, 그 차이가 바이패스가 한 일입니다.
가정용 푸어오버는 기술과 드리퍼 구조에 따라 대개 5 %에서 25 % 사이에 있습니다. 이 개념을 알고 나면 "이 잔은 왜 연하지"가 "물을 너무 많이 흘려보냈군"으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