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입안에서 갖는 무게. 어떤 잔은 탈지유 같고 어떤 잔은 생크림 같게 만드는 것이 바디입니다. 바디는 맛과도 농도와도 별개입니다. 진하면서 바디가 가벼운 잔도, 연하면서 바디가 무거운 잔도 있습니다.
바디는 부유 입자(필터를 빠져나온 미분), 녹은 오일(추출 중 용해된 지질), 그리고 점도를 바꾸는 용존 성분에서 옵니다. 모든 커피 중 에스프레소의 바디가 가장 두껍고, 에스프레소를 뺀 방식 중에서는 프렌치프레스가 가장 두껍고, 종이 필터 푸어오버가 가장 가볍습니다.
푸어오버에서 바디를 좌우하는 것
- 필터 재질. 종이는 미분과 오일을 걸러 가벼운 바디를, 금속은 둘 다 통과시켜 무거운 바디를 만듭니다. 융은 그 사이입니다.
- 분쇄도. 가늘게 갈수록 미분이 더 많이 넘어가서, 종이를 통과해도 체감 바디가 올라갑니다.
- 배전도. 강배전일수록 가용 성분과 오일이 늘어 바디가 두꺼워집니다. 약배전은 가벼운 쪽입니다.
- 바이패스. 바이패스가 많을수록, 추출이 같더라도 바디는 희석됩니다.
어떻게 느껴지나
바디가 가벼운 잔은 홍차 같고, 즙 같고, 또렷합니다. 무거운 잔은 시럽 같고, 입에 감기고, 점성이 있습니다. 어느 쪽도 옳거나 그르지 않고 맥락이 다를 뿐입니다. 섬세한 에티오피아는 종이 필터의 가벼운 바디에서 가장 잘 드러나고, 진한 브라질이나 수마트라는 오일이 그대로 넘어오는 프렌치프레스에서 가장 자기다워집니다.
명료함을 잃지 않으면서 바디를 조금 더하고 싶다면, 종이 필터에 분쇄를 살짝 가늘게 하고 그만큼의 대가를 받아들이세요.